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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곡을 바라는 농부의 마음으로

[2003-09-17] 대전지역성도들, 영동군 태풍피해복구 자원봉사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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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로 인해 전국적인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하나님의 교회 성도들이 각 지역마다 피해복구 자원봉사에 나서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 2003 WATV
대전 지역 성도 200여 명은 17일 오전 10시에 충북 영동군 양산면 죽산리 마을회관에 모여 태풍 피해가 심각한 지역의 논으로 달려갔다. ‘영동군 양산면 태풍피해복구 자원봉사’에 나선 이들은 1만 5천 평에 달하는 논이 태풍의 피해를 입은 양산면 죽산리를 비롯하여 송호리, 봉곡리 일대의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느라 종일 비지땀을 흘렸다.

양산면에 위치한 ‘엘로힘 연수원’의 관리부장 이우섭 목사는 “피해가 심각한 지역으로 달려가고자 준비하고 있던 차에 양산면에서 어려움을 호소해와 인근 지역 성도들이 즉각 나서게 되었다”면서 졸지에 어려움을 당해 망연자실한 지역민들에게 어떻게든 위로와 힘이 되어주고픈 뜻을 전했다.

ⓒ 2003 WATV
양산면 강봉희 면장(좌)과 엘로힘 연수원 이우섭부장
양산면 일대는 논농사와 더불어 포도, 배 등 과수농사를 주로 하고 있는데 올해 비가 많이 와서 곡식과 과일이 잘 여물지 못하고 병충해에 시달린 데다 추석 직후 올라온 태풍 ‘매미’로 인해 벼가 쓰러지고 과일이 거의 떨어져 버린 상태였다. 이미 떨어진 과일은 손쓸 수 없지만 쓰러진 벼는 서둘러 일으켜 세우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말에 성도들은 부지런히 벼를 묶어 세웠다.

햇볕이 따가운 이날은 벼가 영글기에 좋은 가을 날씨였다. 평일이라 자원봉사에 나선 성도들은 대부분 부녀들.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그 위에 모자를 쓴 채 운동화까지 벗어버리고 발이 푹푹 빠지는 논바닥에 성큼 들어가 볏단을 묶는 모습은 영락없이 시골 아낙들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십여 명씩 함께 논에 들어가 일을 하면서 땀이 비 오듯 흘러도 입가에 즐거운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이렇게 고생 좀 해 봐야 농부의 마음을 알고 하늘 아버지의 마음을 알지요.”

서로 격려해 가며 즐거운 마음으로 부지런히 일하는 식구들을 보며, 함께 일하는 논 주인들도 “처음 하시는 양반들이 잘 묶네.” “혼자 조금씩 묶어세우다 허리가 아파 손놓고 있었는데 이렇게 와 줘서 정말 고마워요.” 하며 칭찬과 감사의 말을 건넸다.

점심시간. 죽산리 마을회관에서 교회 식구들이 미리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함께 한 어르신들을 청하자 어르신들은 사양하며 음식까지 미리 챙겨 자원봉사에 임해 준 성도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열심히 일한 뒤에 먹는 밥맛은 당연히 꿀맛이다. 식구들은 “논일을 하고 나니 이제 밥이 그저 밥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깨달음을 서로 이야기하며 하나님께 더욱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맛있게 식사를 한 뒤 서둘러 다시 논으로 달려갔다.

ⓒ 2003 WATV
오전보다 익숙한 손놀림에 이제는 손발이 척척 맞아 오후 일은 한결 진척이 빨랐다. 어느덧 수천 평의 논에는 쓰러진 벼들이 몇 포기씩 머리를 묶고 예쁘게 섰다. 온 몸이 진흙투성이가 된 식구들은 뻣뻣해진 손발과 끊어질 듯 아파오는 허리를 두드리며 “알곡을 바라는 마음으로 벼를 묶어세우면서 농부의 마음과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알곡의 소중함을 많이 느꼈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도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각자의 감동을 이야기했다.

마을 어르신들은 자원봉사에 나선 성도들에게 빵과 음료수를 챙겨주셨다. 이번에 약 1200평가량의 논에서 벼가 쓰러져 애태우던 박정용(66) 씨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니 너무 고마워서 인사하기도 미안하다”며 도와준 자원봉사자들에게 일일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자원봉사현장을 둘러보던 양산면 강봉희 면장은 “쓰러진 벼들을 사나흘 내로 세우면 70퍼센트는 건질 수 있다”며 시의적절하게 도와준 하나님의 교회 성도들에게 감사했다. 강 면장은 “작년 태풍 루사 때도 금강 강변에 떠내려 온 쓰레기들을 다 치운 분들이 이분들”이라며 어려울 때마다 항상 도와주는 하나님의 교회 성도들의 봉사정신을 높이 샀다.

ⓒ 2003 WATV
진흙투성이 옷차림으로 작별 인사를 하는 성도들을 마을 어귀에서 배웅하던 어르신들은 고마움과 미안함이 섞인 표정이 역력하다. 내년에도 또 오시라는 면장의 인사에 옆에 계시던 마을 어르신이 “예끼,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지.” 하며 웃음으로 야단친다. 봉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성도들을 보며 마을회관 옆에서 깨를 털던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덕담해 주신다.

“정말 좋은 일들 하셨어요. 이렇게 고마울 데가 …. 벼 쓰러진 것 일으켜 준 분들은 다들 복 받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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