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02 WATV
방글라데시와 중국의 하키 조별 예선이 있었던 10월 6일, 부산의 강서하키경기장은 금방이라도 떠나갈 것만 같았다.
장내를 떠나보낼 듯한 거센 함성 소리, 굳게 닫혔던 골문에서는 막 천금같은 한 골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전반전에서 중국에게 한 골을 당한 이후 좀처럼 열리지 않던 골대가 휘청 흔들리던 순간, 우레와 같은 함성은 또 다시 터져 나왔다.
쐐기를 박는 두 번째 골, 이로써 중국과 방글라데시의 하키 예선은 더욱더 치열한 접전으로 치닫고 있었다.
‘지베이 지베이 방글라데시’, 부산을 뒤덮은 방글라데시 연호
10월 6일 강서하키경기장.
비인기 종목의 설움에 뜻밖의 우천까지 겹쳐 관중석은 텅텅 비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쪽에서는 끊이지 않는 응원 함성이 터져 나오고 있었으니, 바로 힘껏 초록색 응원물결을 이뤄내고 있는 하나님의 교회 서포터즈들이었다.
부산 동래 지역에서 나온 서포터즈 150여 명은 쉼 없이 쏟아지는 빗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관중석을 지키며 열정적인 응원을 펼쳐냈다.
‘힘이여 솟아라, 방글라데시!’, ‘지베이 지베이 방글라데시!’ 등 한국말과 방글라데시 말을 번갈아가며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 피켓과 플랜카드를 들고 열렬히 응원을 보내는 서포터즈들, 이날의 응원 아이디어는 바로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방글라데시 성도들에게서 연유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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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성도들과 모국을 함께 응원하는 기쁨을 나누고, 아울러 방글라데시와의 점진적인 우호 관계를 위하여 마련된 이날의 응원에 경기장에 있는 선수와 임원들도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내 이들은 경기 중간에도 직접 응원석에까지 찾아와 감사를 표하거나 먼저 기념촬영을 요청하는 등 서포터즈들에게 깊은 관심과 애정을 나타냈다.
선수들, 임원들 ‘원더풀! 액설런트!’ 이구동성
경기가 끝나자마자 방글라데시의 선수와 임원들은 관중석으로 올라갔다.
서포터즈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이들은, 곧바로 서포터즈들과 함께 그라운드에 내려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 2002 WATV
방글라데시의 NOC(National Olympic Committee) 위원장인 후신 이만조들뤼 씨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자청하며 "매우 아름다운 서포터즈들”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한국의 서포팅은 매우 훌륭할 뿐만 아니라 특별하다고 칭찬하며 오늘의 좋은 성적에는 서포터즈들의 응원의 공이 크다는 감사도 빼놓지 않았다.
사실 이날 경기에서 방글라데시가 승리를 거머쥔 것은 아니었다.
중국에게 3:2로 아까운 패배를 맛본 방글라데시였지만, 이들의 감격과 기쁨은 승리의 순간 그 이상이었다.
이전까지의 경기에서 6:1, 9:0의 대패를 기록해왔을 만큼 하키에 있어서는 출전국 중 최약팀이었던 방글라데시는 이날도 중국과의 경기에서 점수차를 줄여 놓는 데에만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던 상황.
그런데 예상에도 없던 3:2의 결과가 나오자 선수들은 물론 임원진들도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 표정들이었다.
경기 종료 후 관중석을 직접 찾은 방글라데시의 한 선수는 연신 “Korean people very nice! Thank you!(한국 사람들 정말 멋지다, 너무 고맙다!)”라고 되풀이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선수는 또 “응원을 들으며 뛰는 동안 매우 신이 났고, 한국에서 우리를 응원해준다는 사실에 정말 흥분됐다. 마치 나의 홈그라운드에서 뛰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오늘 선전은 다 응원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사람들 정말 멋지다”라며 연거푸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편 방글라데시를 담당했던 부산 시청의 관계자도 경기장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국가의 이미지를 높여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달했으며, 방글라데시 선수들은 즉석에서 서포터즈들에게 간직하고 있던 기념품을 선물하기도 했다.
- 장내에 소개된 하나님의 교회 서포터즈
캄보디아와 레바논의 복싱 경기가 있던 10월 6일, 마산 지역 하나님의 교회 서포터즈들 300여 명이 펼친 열띤 응원전에 감격한 장내 아나운서가 뜻밖의 멘트를 해 서포터즈들을 놀라게 했다.
모든 경기가 파하자 자리에서 일어선 아나운서는 “앞으로 복음 전파도 더욱 열심히 하시고, 응원도 열심히 하셔서 대회 후에도 우리 경기장에 종종 찾아달라”는 당부를 장내 마이크를 통해 전달했던 것이다.
이 자리에 있던 모든 임원진과 행사 관계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해 주었고, 서포터즈들도 감사의 인사로 이에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