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路宿)의 손에 쥐어진 희망의 불씨
[2003-01-30] 노숙자 지원센터 방문 및 서울역 노숙자들에게 위문품 전달


ⓒ 2003 WATV
나라 전체가 북적대는 설 명절이 되면 오히려 더욱더 춥고 쓸쓸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거리의 노숙자들. 고향 방문은커녕 가족들의 얼굴조차 제대로 찾아뵐 수 없는 이들에게 명절은 그저 사치스런 연중행사일 뿐이다. 실업과 경제대란의 한파 속에서 매해 명절을 차가운 시멘트 바닥위에서 나야 하는 이들이지만, 그래도 올해 명절만큼은 이들도 손발이 시렵지 않게 되었다고. 설날을 맞아 우리의 불우이웃을 찾아 나선 하나님의 교회가 이들에게도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나눠주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관악 지역 하나님의 교회 성도 15명은 지난 1월 30일 서울시 중구에 소재한 ‘노숙자 다시 서기 지원센터’를 방문하고 노숙자들을 위한 위문품을 전달했다. ‘노숙자 다시 서기 센터’는 말 그대로 노숙자들의 자활을 돕기 위한 자선단체. 노숙자들을 상대로 취업알선 및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약 5,000명에 이르는 노숙자 전체를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이 중 500여 명이 서울역에 집중돼 있어 체계적인 관리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그래서인지 센터 측은 이번 하나님의 교회의 정성을 무척 반가워했다.
“불우한 가정이나 난치병 환자 등 그동안 여러 이웃들과 함께 해왔지만, 이처럼 추운 날씨에 거리에서 설을 맞아야 하는 노숙자들이 가장 마음에 걸렸습니다.

ⓒ 2003 WATV
- >> (좌) 위문품을 받기 위한 노숙자들의 행렬은 끝이 없이 이어지고
>> (우) 정성껏 포장한 선물을 ‘노숙자 다시 서기 센터’에 전달한 관악 지역 성도들
행사를 담당한 관악 하나님의 교회 박진이 목사의 말처럼 노숙자들에겐 따뜻한 가족의 사랑이 절실하다. 교회 측은 센터 측과의 사전 문의 후 약 500인분 가량의 위문품을 준비하고 이것을 다시 일일이 포장하여 서울역 거리로 나섰다. 이들이 준비한 것은 겨울용 장갑과 양말. 손발이 따뜻해야 몸과 마음도 따뜻해질 것이라는 사랑과 배려가 깃든 선물이다.
노숙자들의 반응은 상상 밖이었다. 따뜻한 장갑과 양말이 등장하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노숙자들이 너도나도 우르르 몰려들었던 것. 거리에서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 이들에게 손발을 덥혀 줄 장갑과 양말만큼 요긴한 선물도 없었을 것이다. 서울역에 터를 잡은 지 꽤 되었다는 노숙자 박모 씨(42세. 남)는 “다들 고향에 내려가는 것을 보고 있자면 부러움 반 서글픔 반이었는데, 이렇게 우리도 새 해 선물을 받게 되리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지나가던 일반남녀가 위문품을 받기 위해 몰래 대열에 끼어 있다가 센터 관계자들에게 혼쭐이 나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이처럼 서울역 주변이 북새통을 이루자 안전을 염려한 교회 측은 다시 노숙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것으로 방식을 바꾸어 위문품 전달을 계속했다. 이날 하나님의 교회가 노숙자들에게 전달한 위문품은 총 100여 만 원 어치에 해당하는 것. 그러나 사회에서 도태되었다는 자괴감, 또 사회로부터 격리되었다는 소외감만 가득했던 노숙자들에게 전해준 사랑은 감히 그 값어치를 환산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행사를 통해 가족 사랑을 되새긴 많은 거리의 이웃들이 하루빨리 가정의 품으로 되돌아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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