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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땅을 적시는 성령의 물길

[볼리비아]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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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 WATV
정열의 나라 페루에서 시작된 남미의 복음은 하늘 어머니의 간절하신 기도와 눈물 그리고 희생으로 말미암아 그 터를 온전히 이루고, 이웃 나라에까지 복음의 빛을 밝게 비추라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받들고 영적 황무지와 다름없는 나라 볼리비아에 도착하였습니다. 볼리비아는 남미 대륙의 거의 중앙에 위치한 내륙국으로 한반도의 5배 정도의 면적에 인구는 약 770만 명 정도이고, 정식 국명은 볼리비아 공화국이라고 합니다.

페루에서 복음을 시작할 때는 총회에서 파송된 목사님께서 복음에만 정진할 수 있도록 건물과 가구 같은 것을 손수 준비해 주셔서 다소 어려움 없이 복음에 매진할 수 있었지만 볼리비아는 그야말로 아무 것도 없는 영적 황무지에서 시작하는 입장이라 늘 자녀들과 함께 하시는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말씀과 능력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로 우리 인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으리라 여겨지는 이 황무지를 하나님께서는 또 어떠한 방법을 통해 복음의 옥토로 일구어 주실지 자못 궁금하기도 하였습니다.

세상 끝까지 이르러 복음이 전파되는 여정 가운데 놓여진 볼리비아. 그래서 이 나라에 하나님의 처소를 마련하기 위한 우리들의 발걸음은 무척이나 가벼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전에 비자를 발급받는 문제로 1차로 볼리비아를 방문하였을 때의 일입니다. 산허리를 따라 굽이굽이 돌고 도는 버스노선으로 인해 차멀미로 고생하고 있을 때 버스 안내양이 건네주는 알코올을 코 밑에 묻히는 방법으로 어느 정도 멀미를 진정시킬 수가 있었습니다.

그날은 함께 동행한 아내 이옥화 집사와 함께 지독한 차멀미를 알코올로 어느 정도 진정시키며, 고스란히 차 안에서 밤을 지새웠습니다. 그러나 길이 얼마나 멀었던지 동이 트고 잠을 깨었을 때에도 차는 여전히 달리고 있었습니다. 차멀미를 진정시키기 위해 자주 발랐던 알코올은 누런 얼룩이 되어 얼굴을 뒤덮고 있었고 우리는 그러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아이들처럼 웃기도 했습니다.

페루와 볼리비아의 국경지역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호수인 티티카카를 지나면서는 고지대에서 흔히 발생하는 두통으로 인해 또다시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옆에서 계시며 위로와 힘을 주시는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뜻이 있음에 누가 그 뜻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마치 중환자의 얼굴처럼 창백하고 하얗게 질려 있는 이옥화 집사 또한 나름대로 제게 남아로서의 용기를 내게 하였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결국 무사히 모든 일을 진행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지독한 멀미와 두통에 시달린 과거 볼리비아 여행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며 지금은 출발에 앞서 나름대로 멀미약도 먹고 고산병의 일종인 두통을 대비한 약도 준비했습니다. 이번 방문은 볼리비아에 하나님의 시온이 세워지는 의미 있는 첫 출발입니다. 볼리비아 교회를 담당할 일꾼으로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호세 집사님과 그 부인인 차로 집사님과 함께 버스를 타고 해발 3600미터 고지대에 위치한,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로 출발하였습니다.

국경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고지대의 특성상 산소 부족으로 호흡은 가쁘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어떤 안내원이 제공해 준 정보로 근처 보건소에서 저는 호세 집사님의 부인인 차로 집사님과 함께 고지대로 인한 두통에 대비한 주사를 맞을 수가 있었습니다.

호세 집사님은 태어나고 자라난 곳이 티티카카 호수 근처이며, 국경에서 가까운 푸노 인지라 멀미도 하지 않았고 두통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호세 집사님이 볼리비아 교회의 일꾼이 되기 위해 예전부터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것 같다고 웃음으로 격려하면서 목적지 라파스로 향했습니다.

ⓒ 2003 WATV
국경에서 4시간이 소요되는 거리, 라파스에 도착한 우리들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배낭여행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는 유스호스텔에 임시거처를 잡았습니다. 국경에서 맞은 주사 덕분인지 호흡 곤란은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었고 두통은 없었습니다. 우리들은 짐을 풀고 그렇게 볼리비아에서의 첫 날을 보냈습니다.

다음 날. 우리는 일어나자마자 하나님의 성령이 머물 하나님의 처소, 영생의 축복이 허락되어 있는 시온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먼저는 신문을 구입하여 광고란에 나온 내용들을 참조하여 일일이 찾아다녀 보았습니다. 호세 집사는 차로 집사와 한 팀이 되고, 저는 하늘 아버지, 어머니를 의지하여 하나님께서 예비해 두신 은혜로운 장소를 찾아 나섰습니다.

하나님의 거처를 삼을 만한 장소를 찾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집은 보증인이 있어야 하고, 어떤 집은 터무니없이 비싸기만 했고, 또 어떤 집은 너무 외곽에 위치해 있어서 식구들이 다니기가 불편할 것 같아서 시온으로는 마땅치가 않았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교회를 세울 만한 장소는 나타나지 않았고 그럴수록 우리들의 기도는 더욱 더 간절해져만 갔습니다. 우리들이 주로 살펴보았던 신문 광고란에도 연일 새로운 소식은 없었고 이전 광고만 되풀이 되어, 우리는 신문 광고를 의지하지 않고 급기야 각자가 골목마다 다니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만한 건물을 찾아 헤매기 시작하였습니다.

높은 산, 계곡 사이에 위치한 도시인지라 가파른 산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도시의 산사람이 되어 걸어 다녔습니다. 아버지 안상홍님께서 당신의 자녀들을 찾아, 이 땅에 세울 자녀들의 안식처를 찾아 험한 산길을 오르내리며 땀을 닦으시는 모습이 떠오르는 듯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갈 무렵, 안식일 예배를 드리고 난 다음날 오후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도로변에 위치한 어느 집 앞에 붙여진 월세 광고. 겉에서 보기에도 그리 작지 않았고 처음 시작하는 교회 장소로는 적당할 것 같은 건물이 눈에 띄어 벨을 누른 다음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이제 막 수리가 끝나 깨끗하게 정돈된 아름다운 장소가 볼리비아에 세워지는 첫 시온으로 예비되어 있었습니다.

“여호와께서 시온을 택하시고 자기 거처를 삼고자 하여 이르시기를 이는 나의 영원히 쉴 곳이라(시 132편 13절)”
하나님께서 친히 창세전부터 당신의 쉴 곳으로 마련해 두신 장소를 찾고 나서 우리는 보물찾기를 성공적으로 끝낸 아이들 같은 마음으로 즐거워했습니다. 또한 볼리비아에 숨겨진 하나님의 자녀들이 하나님께 나아와 영생의 축복을 받고 즐거워할 모습을 그리며 흐뭇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는 들뜬 마음을 가눌 길 없어서 그날 저녁에 서둘러 유스호스텔에서 나와서 새로 계약한 곳으로 출발하였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난생 처음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본 차로 집사와, 한국을 떠나 여러 해 동안 눈을 보지 못했던 저는 시온의 창가에서 아이들처럼 팔짝팔짝 뛰면서 기쁨의 환성을 터트렸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기쁨을 전해 주었던 눈은 어느새 비와 섞여 내리더니 우박까지 동반하였습니다. 집들이 무너지고 차들이 부딪히고 라파스 시에 처음으로 엄청나게 내린 폭설로 인해 온 도시는 아수라장이 되었고 여러 곳곳에 전기가 끊기기까지 했습니다.

특히 상가가 밀집된 계곡 밑에는 우박 눈이 상점 안으로까지 밀려들어갔고, 중심지역에 위치한 지하상가에는 우박 눈이 밀려들어가 많은 사람이 갇히는 사태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군과 경찰은 시민들과 합세하여 갇힌 사람들을 구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다음날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우리가 묵고 있었던 유스호스텔도 이날 내린 우박 눈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 2003 WATV
그때서야 우리는 당신의 자녀들을 우박 눈으로 인한 재앙로부터 피하게 하시고자 때맞춰 교회를 찾게 허락해 주신 전능하신 안상홍 하나님과 어머니의 섭리에 감사드리며 늘 자녀들의 안전을 위해 애쓰시는 사랑에 다시 한번 더 감사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일단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교회가 마련되고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하나하나 갖추기 시작하면서 볼리비아의 복음은 그렇게 조용하게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비록 복음의 시작은 미약했지만 결과는 머지않은 날 볼리비아 전역에 구원의 큰 빛이 비췰 만큼 창대하리라 믿습니다.

지금 저는 볼리비아를 하나님의 뜻을 받든 다른 선교사에게 맡기고 하나님께서 또다시 제게 정해 주신 복음의 일터로 돌아와 있지만, 과거 페루 시온의 시작을 생각하면 이제 시작하는 볼리비아 시온을 위한 기도가 절로 나옵니다. 볼리비아의 식구들을 위해 시온의 형제님들 그리고 자매님들의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우리들의 간절한 기도가 상달되어 하늘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권능의 손길을 펼치시면 우리 앞에는 아무런 어려움도 없으니까요.

늘 새로운 축복으로 가득히 부어주시는, 사랑이 무한하신 아버지 안상홍님과 하늘 어머니께 진정 감사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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