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 하신 예언의 말씀에 순종해 세계로 나가는 복음의 발걸음이 분주할수록 “오라”하신 하늘 어머니의 음성을 전해 들은 열방 민족들이 새 예루살렘의 품으로 떠들썩하게 몰려오고 있다.
가을 절기를 앞두고 11개국 39개 교회 200여 명의 성도들로 구성된 제46차 해외성도 방문단이 한국을 찾았다. 아프리카 복음의 시발점이 된 곳,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선교를 담당하고 있는 김점기 선교사도 성도들과 함께 입국했다.
방문단 일정 중에 만난 그는 시종 겸허한 자세로 남아공 소식을 전했다. 차분하면서도 강직하고, 어머니를 향한 사랑이 그대로 묻어나는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선교사님, 바쁜 일정 중에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아공에는 언제 가셨나요?
2004년 9월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영적으로는 아무것도 없던 아프리카 대륙에 보내심을 받았는데 이렇게 시간이 흐를 줄 몰랐습니다. 그저 감사합니다. 한편으로는 오랜 세월 동안 어머니께 기쁨을 드릴 만한 소식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고요.
-아프리카 복음이 전혀 없었던 때라면, 남아공으로 떠나실 때의 각오도 크셨을 것 같은데요.
각오보다도 굉장히 행복했지요. 새로운 곳으로 떠날 때 저마다 부푼 꿈을 꾸듯이 복음의 신대륙에 간다는 사실에 설렘이 컸습니다. 우리의 뜻과 의지대로 되는 복음이 아니기에 복음의 각오라 할 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저 하나님께서 반드시 아프리카 복음의 역사를 이뤄주시리라는 믿음뿐이었습니다.
-남아공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아프리카 남쪽 끝에 있는 남아공은 아프리카라기보다는 유럽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오래전 유럽인들이 정착했던 곳이라 그런지 외형적으로 보이는 인종, 언어부터 시작해 문화나 사람들의 정서까지 유럽과 흡사하지요. 또 인도, 중국에서 온 이주민들과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에서 학업차, 업무차 건너온 이들도 많아 다양한 민족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로 인해 인종에 따라 문화나 지역, 심지어 교회까지 백인 교회, 흑인 교회로 뚜렷이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넬슨 만델라의 등장으로 아파르트헤이트는 사라졌습니다만 오랫동안 고수해온 관습의 잔재가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더군요.
여하튼 서양의 영향을 일찍이 받은 곳이기에 기독교 문화도 아시아보다 빨리 전파되었습니다. 그러니 동방에서 온 사람들이 성경말씀을 전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희한하게 생각합니다. 무시하기도 하고요.
-복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사실 어려움보다도 외로움을 많이 느꼈지요. 물론 아버지 어머니께서 늘 같이하십니다.
다만, 제 가슴속에 느끼는 외로움은 아버지께서 홀로 복음을 전하실 때의 외로움, 당신의 마음을 다 알아주지 못하는 자녀들을 바라보시는 어머니의 외로움이라 할까요. 그런데 한 영혼, 한 영혼이 알곡으로 자라 복음에 힘쓰는 모습에 그 외로움이 덜어지더군요.
-현재 복음의 현황은 어떠한가요?
아주 작은 예배소에서 시작한 케이프타운교회는 거의 2년마다 장막 터를 넓혀갔습니다.

ⓒ 2011 WATV
남아공 제2의 도시인 요하네스버그에도 많은 식구들이 모여 엘로힘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분가하고 확장할 때의 기분이란 그저 행복하다는 것밖에는 없습니다. 처음 새 곡간을 허락받고는 빨리 채워야겠다는 욕심이 들기도 했는데 점점 두려운 마음을 느꼈습니다. 계속해서 성전은 넓혀주시는데 내 믿음의 크기는 넉넉히 영혼을 채울 수 있는 그릇인가 하고요. 사실 지금 2백 명이 넘는 식구들이 모이다 보니 성전이 좁습니다. 더 넓은 곡간으로 옮길 때인 것 같습니다만 다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이뤄지겠지요. 먼저는 제 믿음의 그릇부터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 영혼, 한 영혼을 찾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나름 열심히 한다고, 매일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말씀을 전했는데도 말씀을 듣고자 하는 영혼을 못 만났습니다. 두 달이 지나서야 비로소 진리를 찾는 한 영혼을 만났습니다. 매일같이 말씀을 상고하고, 안식일을 지키고 싶다며 작은 시온을 찾아왔는데 정말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기뻤습니다. 한 영혼이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지요.
첫 열매를 맺은 후 어머니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어렵지만 계속 열심히 하라고 힘을 주셨습니다. 그리 축복을 받고 나서는 꾸준히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한 달에 하나둘 인도되는 정도로 성장 속도는 느렸지만, 그 한 명 두 명이 알곡이 되고 그렇게 시온이 조금씩 채워지면서 한 해를 보냈는데 벌써 6년이 흘렀네요.
-복음이 느리게 진행되다 보면 힘겨울 수도 있을 텐데요, 그것을 이겨낼 힘이 있었나요?
예, 그렇게 복음이 더뎌 자신도 답답했지만, 어머니께서는 전화를 주실 때마다 절대 책망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격려해주시며 늘 ‘인내’를 강조하셨습니다. “그곳은 인내가 많이 필요한 곳입니다. 열심히 하면 아버지께서 좋은 결과를 주시니 인내를 갖고 열심히 하세요”
어머니의 그 말씀처럼 지금도 남아공은 한 영혼이 알곡으로 거듭나기까지 많은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어머니께서 계시니 힘이 되지요. 어머니의 말씀은 아직도 제 가슴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습니다.
-한 영혼을 구원으로 이끌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어머니였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안식일이나 유월절 등의 진리를 전하면 그런가 보다 하다가 어머니를 전하면, 반응이 확연히 다릅니다. 더욱이 “어머니께서 이 땅에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분명하게 전할 때 눈을 번쩍 뜹니다. 단순히 어머니 하나님의 존재를 증거하면 막연하게 영으로 하늘에 계시는구나, 천주교의 마리아처럼 여성의 형상으로 거룩한 신이 존재하는구나 하고 이해하는 정도인데, 이 땅에 육의 옷을 입고 한국에 오셨다 하는 말씀에는 사람들의 마음이 확 끌려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국이든, 남아공이든 자녀들이 어머니를 그리는 본능적인 마음은 다 똑같은가 봅니다.
-어머니를 향한 식구들의 마음도 남다르겠군요.
식구들이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We need Mother(우리는 어머니가 필요합니다)”이라고요. 공부하기 위해, 일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온 식구, 고난 속에 살아온 식구… 영육 간에 지쳐 있어 사랑이 갈급한 영혼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의 교훈이 담긴 영상, 해외 성도 방문단 영상 등 어머니의 모습이 담긴 영상물을 자주 보면서 마음에 위안을 얻습니다.
식구들의 말대로 남아공은 어머니가 절실히 필요한 곳입니다.
-어머니의 사랑 안에서 식구들이 변화되는 모습이 보이시나요?
사실 인종과 국적, 문화가 서로 다른 식구들이 모여 오다 보니 초창기에는 연합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콧대가 높고 고집이 있어 보여도 하나님의 자녀들은 말씀 앞에서는 다들 겸손해집니다. 그동안 젖어 있던 습관과 생각들도 아버지 어머니의 말씀에 순종해 하나하나 깨려고 노력하지요. 단번에 고쳐지지 않으니 괴로워하면서도 끝까지 어머니의 가르침을 따라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남아공 식구들의 한국 방문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국을 방문한 식구들이 무엇을 가장 크게 느끼고 돌아가는지요.
식구들이 한국을 방문하기까지 영육 간의 준비를 하는 데 보통 6개월이 걸립니다. 그런데 6개월 동안 마음을 다잡고 준비한 믿음보다, 단 며칠 어머니를 뵙고 돌아왔을 때의 믿음이 더 크더군요.
어머니를 뵙고 온 식구들이 하나같이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나를 무척 많이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이백에서 삼백 명의 식구들이 함께 어머니를 뵙는데 어떻게 똑같이 그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어머니를 뵙는 시간, 대화의 길이 등 외부적인 여건은 분명히 다르니까요. 하지만, 역시 어머니의 사랑은 인생의 사랑과 다릅니다. 수천, 수만의 자녀가 있더라도 자녀를 향한 어머니의 사랑의 깊이는 똑같습니다. 그 깊은 사랑에 식구들이 감동을 하고, 받은 사랑을 실천하려고 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이고요.
-해외복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한마디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뭐, 믿음, 언어, 인내 다 필요하지만, 어머니의 사랑이 아닐까요. 어머니의 사랑을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론이 아니라 절실히 느끼는 바입니다. 남아공 복음은 그렇게 어머니의 사랑을 품고 온 자비량 일꾼들이 큰 힘을 보탰습니다. 아무리 능력이 부족해도 어머니의 사랑이 가슴에 탁 닿아 있으면 모두 다 채워주셨습니다. 해외뿐 아니라 한국, 그 어느 곳이든지 복음에 가장 필요한 것이 어머니의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 2011 WATV
-전 세계적으로 열 달란트 운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케이프타운교회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식구들의 마음이 한결같이 간절합니다. 대학생들은 매번 치러야 하는 시험 준비로 짬이 없지만 틈만 나면 캠퍼스에서 말씀을 전하고, 직장인들도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만큼 여력이 없을 텐데도 아버지 어머니의 뜻을 받들어 전도에 힘씁니다. 하나님께서 식구들에게 은혜로운 결과를 주시고 있는데요, 비록 열매를 못 맺은 식구라 할지라도 끝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케이프타운교회의 목표가 있다면요.
예, 물론 큰 목표가 있지요. 복음이 전파되지 않는 나라로 복음의 일꾼을 보내는 것이 목표이자 소원입니다. 케이프타운교회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다른 아프리카 지역에서 온 식구들이 많습니다. 본국에 진리를 전하고 싶지 않느냐고 물으면 믿음이 작든, 크든 간에 하나같이 모두들 “Yes(예)”라고 합니다. 육적인 꿈과 목표를 위해 남아공에 왔지만, 이제는 영적인 목표를 세우고 복음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그 바람을 실현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이미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원해 본국에 복음의 기틀을 마련한 식구들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복음이 전파된 곳이 짐바브웨입니다. 앙골라에도 귀한 영혼들이 구원의 약속을 기다리고 있고, 보츠와나에도 홀로 열심히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청년이 있습니다. 미약한 시작이지만 반드시 창대하리라 믿습니다. 더 좋은 일꾼들을 찾고 양성해 잠자는 아프리카를 다 깨우고 싶습니다. 하루빨리 아프리카에 있는 형제자매를 찾아 하늘나라에 가야지요.
-끝으로 아프리카 복음의 비전이 궁금합니다.
가장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있는 곳이 아프리카이고, 가장 부유한 동시에 가장 어렵게 사는 곳이 아프리카입니다. 몇몇 나라 외에는 대부분 아픔을 겪고 있지요. 어떤 나라는 기아와 질병에, 어떤 나라는 가난과 민족 간 분쟁에… 영적으로도 아직은 캄캄합니다. 그렇기에 무궁무진한 복음의 힘이 잠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받는다면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니 말입니다.
올해는 어머니의 인도하심에 따라, 잠들어 있는 아프리카 복음이 전환점을 맞이하리라 큰 기대가 됩니다. 하나님께서 항상 눈길을 주셨지만, 세계복음의 완성을 위해 아프리카에 더 마음을 기울이고 계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마 아니, 반드시 아프리카 복음이 속히 완성될 것을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