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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나침반 들고, 어머니 사랑 동력 삼아

[2012-10-11 오전 11:05:03] 쉼없는 복음의 나팔을 부는 실롱교회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마 24장 14절)

ⓒ 2012 WATV
이 말씀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제 자신은 하나님의 역사에 어떻게 쓰이게 될지 알지 못한 가운데 2007년 1월, 처음 해외복음을 허락받았습니다. 부족한 심령으로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잘한 일보다 잘못한 일이 많고 하나님께 기쁨보다 근심을 더 많이 끼쳐드렸습니다. 그럼에도 어머니께서는 항상 다독여 위로해주시고 손잡아 이끌어 주셨습니다. 이제 막 믿음의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식구들과 더불어 풍성한 결실의 기쁨을 누리기까지,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전파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사하시는 하늘 어머니의 가없는 사랑과 희생이 있었습니다.


진리, 국경과 문화를 넘어 세계가 기다리는 소식

이곳 실롱으로 발령받기 전, 처음으로 인도 복음을 접한 곳은 케랄라 주의 항구도시 코치였습니다. 그전에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일 년 남짓 복음의 터를 일궜지요. 캐나다와 인도는 모든 면에서 전혀 달랐습니다. 넓디넓은 국토에 비해 인구가 적은 캐나다는 대체로 거리가 한적한 편이며 겨울은 길고 몹시 춥습니다. 이와 반대로 인도는 일 년 내내 덥고, 어디를 가나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영적으로도 두 나라는 상반된 분위기입니다. 캐나다 사람들은 대개 종교에 무심하지만 인도인들은 화려하게 치장한 장신구나 주택가의 대문만 보고도 그 집 사람들이 어떤 종교를 믿는지 알 수 있을 만큼 종교성이 강합니다.

캐나다에서 해외복음을 경험했다지만 인도에 와서 모든 것을 다시 배우며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아무렇지 않았던 언행이 이곳에서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불러오거나 뜻하지 않은 오해를 사기도 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내가 유대인과 같이 된 것은 유대인들을 얻고자 함이요”라는 사도 바울의 기록처럼 현지인들의 마음 문을 열고 진리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고유의 문화와 삶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른 듯한 캐나다와 인도에도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두 나라만이 아니라 어디든 똑같지요. 바로 우리가 찾아야 할 하늘 가족이 있다는 것입니다. 캐나다에서도 성경 말씀에 관심 없는 수많은 이들 중에 애타게 진리를 기다리는 영혼이 있었고 종교적 색채가 짙은 인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 구원하시기 위해 하나님께서는 저희에게 세계복음을 명하신 것이었습니다.

코치에서 1년 7개월, 인도 복음에 적응을 마칠 때쯤 하나님께서는 저를 새로운 복음의 터전으로 보내주셨습니다. 아직 진리의 빛이 비친 적 없는 도시, 인도 북동쪽 메갈라야 주에 위치한 실롱이었습니다.


ⓒ 2012 WATV
인내, 아버지 어머니의 아픔을 헤아리며

캐나다와 인도도 천양지차인데, 같은 인도에 속한 코치와 실롱도 판이합니다. 인도 북동지역의 고원에 위치한 실롱은 네팔, 미얀마 등지와 가까운 지리적 특성 때문인지 언어는 물론 사람들의 외모와 생활 양식까지 코치와 달라서 같은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실롱에 왔던 2009년에는 메갈라야 주뿐 아니라 인근의 여러 주에도 시온이 없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절기를 지키는 것도, 복음을 전하는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은혜로운 성전이 마련되었고 곧바로 실롱의 첫 번째 단기선교단이 성령의 열기를 품고 날아왔습니다. 청년 위주로 구성된 패기 넘치는 단기선교단은 매일같이 은혜로운 결실을 거둬들였지요. 많은 사람들이 낯선 이방인들이 전하는 생소한 말씀을 듣고 시온으로 달려왔습니다. 1차 단기선교단이 돌아간 뒤 곧바로 2차 단기선교단이 바통을 이어받았고 새 성전은 금세 새 식구들로 채워졌습니다. 이제 막 시작한 실롱 복음이 머지않아 완성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두 번째 단기선교단까지 귀국한 후 한 식구, 한 식구 일일이 찾아다니며 말씀의 양식을 전해주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잠자는 시간도 줄여가며 복음에 힘썼지만 기대와 달리 식구들의 믿음은 쉬 자라지 못했습니다. 몇 시간이고 진지하게 말씀을 살피고, 입으로는 진리를 시인하면서도 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존 신앙과 진리 사이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끝내 예전으로 돌아가버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봐도 별반 달라지는 것이 없었습니다. 한 영혼이 진리에서 멀어질 때마다 느껴지는 쓰라림, 그 아픔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요.

인구의 대부분이 힌두교를 믿는 인도에서 크리스천의 비율은 3퍼센트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메갈라야 주를 비롯한 인근 지역은 90퍼센트 이상이 하나님을 믿습니다. 인도에서는 힌두교인이 개종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하는데 크리스천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 결혼, 장례 등 삶 전반이 교회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개종을 하면 여러 부분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고 가족과 이웃에게 심한 핍박을 받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종교를 바꾸는 것은 지금까지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것과 같습니다.

당시 시온으로 인도된 분들 대다수가 이러한 크리스천이었습니다. 진리가 무엇인지 알면서도 현실 때문에 어쩌지 못하는 식구들의 안타까움이 마음에 사무치도록 와 닿았습니다.

식구들을 보며 생각났던 분은 아버지 어머니였습니다. 깨닫지 못하는 자녀들로 인해 가슴을 치시며 눈물 흘리실 하늘 부모님의 심정이 제 가슴에도 절절히 느껴졌습니다.

일 년이 넘도록 아버지 어머니만 바라보며 견딘 눈물의 시간 동안 새삼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진리를 눈앞에 두고도 머뭇거리는 영혼들에게 심어줘야 할 것은 하나, 바로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참고 모든 것을 견디는 것이지 않습니까. 사랑만 있다면 현실의 굴레도, 모진 역경도 이겨낼 수 있을 터였습니다.


ⓒ 2012 WATV
사랑, 창대하게 이뤄지는 역사의 비밀

해외 선교사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고민 중 하나가,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을 언어와 문화가 다른 식구들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일 것입니다. 어머니를 직접 뵙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여건상 한국 방문이 불가능에 가까운 이곳에서 어떤 방법으로 하나님의 사랑과 희생을 심어줄 수 있을지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준 이들이 있습니다. 실롱의 세 번째 단기선교단입니다.

작년 6월, 세 번째 단기선교단이 다녀간 후, 실롱 복음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단기선교단을 통해 인도된 식구들이 녹록지 않은 현실을 극복하고 믿음을 굳게 세워 가족과 친지까지 인도하면서 풍성한 열매의 잔치가 펼쳐진 것입니다.

단기선교단이 전도한 지역은 이미 저희가 여러 번 말씀의 씨앗을 뿌린 곳이었습니다. 전할 만큼 전했다고 생각했던 곳에서 일어난 놀라운 역사는 반짝하고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저 마을에서 다시 다른 곳으로 성령의 불길이 번져가면서 지금까지 달마다 알곡의 결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러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을까요.

사실 단기선교단의 명단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걱정도 됐습니다.
단원들 대부분이 불혹을 훌쩍 넘긴 분들인 데다 현지 언어가 가능한 분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해발 고도가 1500미터에 이르고 찌는 듯이 무더운 이곳에서 단원들이 지치지는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걱정은 단기선교단이 도착한 첫날부터 머릿속에서 지워졌습니다. 말씀을 전할 언어 능력이나 현지 문화를 이해하는 지식은 없었지만 단원들은 간절한 눈빛, 진심을 호소하는 목소리, 비가 쏟아져도 개의치 않고 어디로든 거침없이 달려가는 발걸음으로 물설고 낯선 실롱의 이곳저곳을 누볐습니다. 그들을 움직이는 힘, 그들의 심령에 한가득 차 있던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단원들의 말과 행동에서 뭔지 모를 간절함을 느낀 사람들은 시온에 와서 차근히 말씀을 전해 듣고는 놀라워하며 진리를 영접했습니다. 생판 모르는 외국인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와, 안되는 언어로 한마디라도 더 알려주려 하고 사소한 것까지 배려하고 챙겨주는 따뜻함에 감동한 새 식구들은 시온에서 받은 사랑을 가족과 친지에게 전했습니다. 대부분 핍박과 반대에 직면했지만 식구들은 사랑의 속성을 증명이라도 하듯 힘든 시간을 거뜬히 이겨냈고 가족들을 인도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곁에서 지켜본 기존 식구들의 여린 믿음도 달라졌습니다. 내성적이고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던 식구들이 요즘은 복음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시온에 누가 오면 먼저 다가가 인사하고 손을 내밉니다. 말하지 않아도 식구들이 알아서 복을 챙기고 있으니 제가 할 일이 많지 않습니다.

그동안 성경 지식만 가르쳤지 사랑은 전해주지 못했던 것 같아 죄송스럽습니다. 요즘은 식구들처럼 저도 사랑의 모습으로 변화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급하고 직설적인 성격인데 이제는 제 식대로 무조건 이끌려고 하기보다 식구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다독여주려고 애씁니다.

사랑을 전하는 것은 결코 거창하거나 특별한 방법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원래 사랑이 없는 죄인이었던 저희 마음에 사랑이신 하나님께서 들어오셨지 않습니까. 저희 안에 있는 사랑을 꾸밈없이 전하면 되는데 그걸 몰라서 헤맸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 긴 세월 우리에게 본보여주신 것처럼, 어머니께서 저희에게 항상 베풀어주시는 것처럼 식구들에게 작은 것부터 마음을 쓰고 행동할 때 사랑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집니다. 함께 구원받길 바라는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사랑의 시작이며 위대한 결과를 불러오는 첩경입니다.


어머니, 천국으로 진군하는 힘

10여 년 전부터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실롱은 주택, 도로, 상하수도 등 사회 기반 시설이 부족해 생활하는 데 크고 작은 불편이 따릅니다. 그래서 실롱 식구들의 하루는 매우 일찍 시작됩니다. 멀리까지 걸어가서 물동이에 물을 길어와야 씻고 밥도 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 아침 일상을 치르는 것만으로도 지칠 것 같은데 다들 늦게까지 복음 밭을 누비고 다니는데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습니다. 건강이 상하지는 않을까 제가 근심을 내비치면 식구들은 천국이 우리에게 있는데 뭐가 걱정이냐며 오히려 저를 위로합니다.

정말이지 천국만을 사모하는 식구들의 열정은 눈물겹습니다. 계속된 경제난으로 인해 실롱은 실업 문제가 심각합니다. 식구들의 형편도 대부분 빠듯한데 매사에 얼굴 한 번 찡그리는 법이 없습니다. 항상 하나님께 감사하며 일거리가 있을 때는 열심히 일을 하고, 여비가 마련되면 복음에 사력을 다합니다. 식구들을 보면 사도 바울이 단체로 모여있는 것 같습니다. 바울 역시 천막 만드는 일을 하면서 자비량으로 복음을 전해 가는 곳마다 하나님의 교회를 세웠지 않습니까.

식구들의 꿈도 사도 바울과 다르지 않습니다. 현재 실롱교회의 목표는 메갈라야 주 인근에 위치한 여덟 개 주의 모든 도시에 시온의 기호를 세우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얼마 전에는 열세 명의 식구가 나갈랜드 주의 디마푸르로 단기선교를 다녀왔습니다. 식구들끼리 처음 간 단기선교였는데 감사하게도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식구가 찾아지고 시온이 세워졌습니다. 복음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식구들은 또 다른 지역의 단기선교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실롱에서 다른 주로 넘어가려면 가까운 곳도 버스를 타고 열 시간 넘게 달려야 합니다. 버스도 노후되고 도로도 포장되지 않은 곳이 많아 어디로 가든 힘든 여정이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식구들은 기뻐합니다. 좁은 버스에 땀을 뻘뻘 흘리며 꼼짝없이 웅크리고 앉아 있으면 자녀 살리시려 곳곳을 다니셨던 아버지 생각이 난다면서요. 한 영혼 살릴 수만 있다면 백 시간이 걸리고 천 시간이 소요된들 달려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식구들의 마음가짐입니다.

그 열정을 보면 저희 목표가 금세 완성되리라는 확신이 듭니다. 게다가 인도는 이 시대 최적의 전도 터라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신을 경외하는 이곳에서 신앙의 방향이 참 하나님께 향할 수 있도록 진리의 나침반을 보여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렇게 깨우쳐야 할 이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기에 오늘도 저희는 쉬지 않고 이 길을 달려갑니다.

인도에 있으니 저희가 허락받은 구원의 가치가 얼마나 크고 복된지 피부에 와 닿습니다.
중국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인도에는 현재 12억 명이 살고 있습니다. 실롱만 해도 인구가 워낙 많아서 몇 번이나 마주쳤던 사람이라도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지구 인구 70억, 실로 해변의 모래처럼 무수한 사람들 중에 저희 한 사람 한 사람을 잊지 않으시고 일일이 찾아 구원해 주셨습니다.

영상으로나마 어머니를 뵈며 눈물로 사무치는 그리움을 달래는 식구들 역시 한 순간도 어머니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인도는 하늘 어머니의 존재에 놀라고 어머니의 사랑에 감동하는 땅입니다. 어머니의 기도와 눈물로 태동한 실롱교회 저희 모두는 어머니의 영광이 온 세상에서 빛나기까지, 그리하여 마침내 어머니를 모시고 하늘 본향으로 돌아가기까지 쉼 없이 복음의 나팔을 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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