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처음 페루 땅을 밟았을 때가 생각납니다. 도덕과 윤리를 중시하고, 외국인에게 상냥하고 친절한 페루는 참 정다웠습니다. 그러나 영적으로는 생명수가 한 방울도 닿지 않은 척박한 땅이었습니다. 열에 아홉은 가톨릭을 따르고 그 뿌리도 무척 깊지요. 무작정 말씀을 전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는 너무나 생소했을 진리를 전하며 남몰래 눈물을 훔친 적도 많습니다. 심지어 복음의 사기를 꺾으려는 어떤 이는 “하나님의 교회에서 믿음을 갖고, 안식일을 지키는 사람은 페루에서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라고 호언장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보십시오. 수도 리마만 해도 지교회를 포함해 30여 개의 하나님의 교회가 자리하고, 페루 24개 주(州) 주요 도시마다 시온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습니다. 결코 꺾이지 않는 복음의 기세는 사방으로 뻗어나가 어느덧 남미 모든 나라에 새 언약이 전파된 상태입니다.
지금의 결과가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오직 하늘 아버지 어머니의 권능이요, 은혜입니다.
한국에서 반대편, 하늘 가족이 있는 곳
2001년, 리마교회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제2리마교회가 분가됐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남미 복음의 사명을 받들어 리마를 떠나 칠레로 향했고 이어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등지를 돌아 5년 만에 페루 제2리마교회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제2리마교회는 30여 명의 식구들이 모인 단란한 교회였습니다. 그런데 첫 예배 날, 식구들이 끊임없이 성전으로 들어오더니 수백 명이 시온을 가득 채우는 게 아니겠습니까. 페루의 초기 복음이 생각나 얼마나 가슴이 벅차오르던지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단지 식구를 찾아 모으는 일뿐 아니라 페루 전역에 어머니의 영광을 밝히 드러내야겠다고 다짐했지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페루 사람들의 대다수가 가톨릭을 따릅니다. 종종 교회를 다니지 않거나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을 만나도 으레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축복입니다”라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종교 여부를 떠나 모두들 기본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이 강합니다. 또 자유롭게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열린 문화를 갖고 있어 본인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이라도 옳은 말을 하면 그것을 수긍하고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새 언약의 진리, 하늘 어머니의 소식은 성경에 명백히 증거되어 있음에도 오랫동안 가톨릭의 전통을 고수한 탓에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습니다. 하늘 어머니를 전하면 모두 마리아로만 이해했지요. 우리의 구원을 위해 이 땅에 오신 하늘 어머니의 소식이 그들에게는 충격일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 2011 WATV
그 속에서 감사함으로 어머니께 나아오는 이들이 있습니다. 천주교 사상에 깊이 젖어 있던 영혼들까지도 한순간에 우상을 제하고 순전하게 어머니를 영접합니다. 상식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조상의 조상 대대로 이어온 신앙을 저버리는 것은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것과도 같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영혼이 제2리마교회에만 2천명이 넘게 모여 있습니다.
한 영혼이 인도되는 데 어떤 나라의 민족성이나 문화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늘 자녀라면 당연 하나님께로 인도되는 것이지요. 페루에 오기 전, 어머니께서 주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곳에 우리 하늘 가족이 많습니다.”
한국에서 정반대에 위치한 머나먼 남미 대륙, 그 서북부에 자리한 페루에는 정말 창세전부터 예비된 하나님의 자녀들이 많았습니다.
장애물을 장애물로 여기지 않는 ‘열정’
열정. 페루 복음을 상징하는 대명사가 아닐까 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페루 복음은 식구들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 큰 몫을 해왔습니다.
특히 금년도에 분부하신 열 달란트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전도 열기는 더 뜨거워졌습니다. 열 달란트는 하나님 앞에 드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회개의 모습이자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여권’이라 생각하며 쉬지 않고 복음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2리마교회는 지금의 성전보다 네 배나 큰 성전을 허락받아 곧 시온의 장막 터를 옮길 예정입니다. 벌써부터 어머니 하나님을 믿는 하나님의 교회에 다니겠다고 약속한 이들이 많아 새 성전이 완공되면 금세 시온이 찰 것 같습니다.
육적 성전뿐 아니라 영적 성전 건축 재료를 모아 어머니께 기쁨을 드리겠다는 일념으로 더욱 분주해진 식구들이 올해 안에 열 달란트 이상의 열매를 맺으리라 믿습니다.
식구들 중에는 경제적으로나 여러 면에서 어려운 상황에 놓인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하루 한 끼로 살아가는 식구도 있지만 전혀 지치거나 힘들어하는 기색이 없습니다. 오히려 하늘 소망을 굳건히 하여 육적인 일도 성실히 꾸려가고, 복음도 부지런히 전파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어떻게 저런 상황에서도 전도할 수 있을까 싶은데 식구들은 어려움을 어려움으로 여기지 않고 신나게 복음을 전하면서 난관을 헤쳐나갑니다. 복음의 초기 시절, 아버지 어머니께서 걸어가신 외롭고 척박했던 환경에 비하면 더없이 좋은 여건이라면서 말입니다. 저보다 큰 믿음이지요.
본래 페루 사람들은 천성이 성실하고 힘든 일도 불평 없이 곧잘 해낸다고 합니다. 하나님을 깨달은 식구들은 이제 영원한 하늘의 축복을 위해 그 특유의 근면 성실함으로 복음에 마음을 다하는 것 같습니다.
어떠한 역경과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식구들의 모습이 참 대단하고 감동스럽습니다. 장애물을 전혀 장애물로 여기지 않고, 오직 복음만을 위해 달려나가는 열정. 이것이 페루 복음의 힘입니다.
열정의 원천, 어머니
페루 식구들이 무척 열정적이지만 사실 페루 복음이 막 걸음마를 뗐을 때는 뜨거운 마음만 있을 뿐 어머니의 사랑을 깊이 깨닫지는 못했습니다. 아마도 당시 식구들은 하늘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한국에서 온 선지자가 하는 형식적인 말로밖에 이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어머니를 뵙기 위해 한국에 가는 것도 여건상 생각도 못할 일이었지요. 하지만 하나님의 예언을 어찌 막을 수 있겠습니까. 2002년, 드디어 첫 한국 방문이 이뤄졌습니다.
식구들이 직접 눈으로 목도한 어머니는 전해 들은 것 이상의, 가히 표현할 수 없는 크나큰 사랑이셨습니다. 어머니를 뵙고 돌아온 식구가 감격에 겨워 눈물로 시온의 향기를 전하자 다른 식구들도 어렴풋했던 어머니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됐고, 어머니의 사랑이 마음 속에 살아 움직이니 깨어서 복음을 전하게 되었지요. 한국 방문을 원하는 식구들도 점차 늘어났습니다. 첫 한국 방문이 페루 복음을 본격적으로 불붙게 한 기폭제가 된 셈입니다.
단연 식구들이 으뜸으로 전파하는 진리는 어머니입니다. 단순히 어머니의 진리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전하려 애씁니다. 서양 사회인 페루도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고들 하지만 어머니를 깨달은 식구들은 섬김과 겸손, 배려와 양보 등 어머니께서 친히 본보이신 덕목을 실천하며 어머니의 사랑을 모두와 나누는 것이지요.
어머니의 사랑으로 깨어나 시작한 믿음이다 보니 어머니를 향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간절합니다. 하지만 저 머나먼 한국에 있는 어머니를 직접 뵙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 보니 한국 방문 시기가 오면 한국에 가지 못하는 식구들이 심적으로 지치고 슬픔에 잠긴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도 마음이 아파 이러한 식구들의 심정을 어머니께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영원한 천국의 소망을 일깨워주시며 페루 식구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해주셨지요.
어머니의 말씀이 있은 후, 더 이상 슬퍼하거나 힘이 빠져 있는 식구들은 볼 수 없습니다.
어머니의 소원이 자신의 소원이 되어 어서 잃은 형제자매 찾아 하늘 본향에서 어머니와 영원히 함께하겠다는 굳은 각오로 복음에 더 열심입니다. 한층 성숙해진 믿음이지요. 정말이지 처음부터 끝까지 저희를 이끄시는 이는 오로지 어머니이십니다.
페루에서 나아가 남미 전역으로
리마에서 시작한 페루 복음은, 자신의 고향에 시온을 건설하겠다는 식구들의 꿈이 실현되면서 페루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웬만한 도시에 두세 개의 시온은 기본입니다.
아직도 페루는 찾아야 할 영혼이 많은 복음의 옥토입니다. 이곳 리마만 해도 8백만 인구의 대도시입니다. 3퍼센트의 소금이 드넓은 바다를 정화시키듯 세상을 아름답게 정화할 3퍼센트의 소금 같은 영혼을 찾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일꾼들이 나와 부지런히 힘을 쏟아야 합니다.
최근에는 시온 인근의 유수 대학에서 내로라하는 젊은 인재들이 하늘 어머니의 소식을 듣고 속속 인도되고 있습니다. 페루의 대학 캠퍼스는 오직 학생만 출입이 가능한데 앞서 인도된 학생들이 성경 세미나를 열어 하늘 어머니를 전하는 것이지요. 예언대로 하나님 일에 즐거이 헌신할 새벽이슬 청년들이 물밀듯 몰려와 복음의 큰 사명을 감당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남미 전역으로 복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식구들은 타 지역에서 꾸준히 단기선교를 벌이는 중입니다. 형제자매를 찾는 일만이 어머니의 고난의 세월을 단축시키는 길임을 마음중심에 아로새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기선교는 식구들의 믿음이 성장하는 데 더없이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개척지에서 복음을 전파하며 아버지 어머니의 희생을 몸소 체험하고,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화합’을 이루는 시간이지요. 처음에는 단기선교 하면, 무조건 열매를 많이 맺는다는 환상을 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가 보면 낯선 환경에서 성격과 습관이 다른 형제자매와 함께하며 부딪히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허물을 돌아보고, 서로를 이해하며 정이 돈독해지는 가운데 은혜로운 결과를 남기는 것입니다.
그렇게 값진 깨달음을 얻으며 부지런히 복음의 밭을 개간한 결과 페루 한 곳에서만 펄럭이던 시온의 기호가 어느새 남미 모든 나라에서 힘차게 펄럭이게 되었습니다.
저희들의 각오는 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오직 하나입니다. 페루의 영혼들, 나아가 남미의 모든 영혼들이 하늘 어머니의 구원을 알 수 있도록 예루살렘의 영광을 찬란하게 비추는 것입니다. 그 사명을 이루기 위해 페루 교회는 언제나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하늘 어머니를 힘껏 전파하겠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남미 복음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가는 깨달음은, 어머니 말씀대로만 순종하면 어머니께서 다 도와주시고 이끌어주신다는 사실입니다. 어머니의 역사 속에 택해주신 것 자체가 제게는 크나큰 축복입니다.
힘들 때는 아버지 어머니께서 함께하심에도 혼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토록 부족하고 허물 투성이인 저를 어머니는 외면치 않으시고 늘 따뜻하게 손잡아 주셨습니다. 한 것도 없이 축복만 받으니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남미의 복음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어머니의 도우심과 사랑으로 이뤄졌습니다. 그 크신 사랑과 은혜에 감사하며 맡겨주신 소명을 끝까지 다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