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해외교회 > 남아메리카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어머니를 따르는 천사들

[2008-03-11 오후 3:46:07] 순수한 열정, 어린아이 같은 순종

ⓒ 2008 WATV
초롱초롱한 눈망울, 밝고 힘찬 구호 소리, 실수도 너그러이 받아주는 푸근한 마음의 여유….
하루의 시작부터 보고, 듣고, 느끼는 이것들은 이제 제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이곳에 온 지 1년도 채 안 된 것 같은데 그동안 한국에서 겪어보지 못한 경험과 느껴보지 못한 감동으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처음, 3일을 꼬박 걸려 페루 땅을 밟았을 때 늘 상상하고 동경하던 해외복음의 현실이 피부에 와 닿자, 순간 그 자리에 우두커니 멈춰 섰습니다. 낯선 페루의 공기와 함께 두려움이 폐부로 밀려들었습니다. 여러모로 한국과는 확연히 다른 이곳에서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한 제 마음을 다잡아주신 것은 어머니셨습니다.
해외복음의 꿈만 가득했지, 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저를 믿어주시고 큰 복음의 사명을 맡겨주신 어머니. 큰 기회를 주신 어머니께 꼭 큰 기쁨으로 보답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잠시 품었던 두려움은 버리기로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능력을 주셨다는 사실, 이것 하나만 믿고 영원한 축복을 향해 다시금 힘차게 발을 내디뎠습니다. 그런 제 앞에는 따뜻한 식구들의 환대와 축복된 복음의 길만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순수한 열정, 어린아이 같은 순종

이곳에 한국 식구는 한 명도 없습니다. 그러나 맑고 순수한 현지 식구들의 눈동자를 보고 있노라면 낯설다기보다는 정답고 편안하기만 합니다. 저는 아직 서너 살 아이 수준의 스페인어로 느릿느릿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식구들은 진지한 눈빛으로 말이 끝날 때까지 들어주고 늘 저를 먼저 배려해줍니다.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어도 수박 겉핥기처럼 다 말할 수 없어 안타까울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제 마음을 읽고 진심으로 받아주는 식구들이 항상 고맙기만 합니다.
무엇보다 식구들의 순수한 열정은 가슴 벅찰 정도입니다. 페루 사람들은 서로 경계하고 지낼 정도로 삭막하지는 않지만 치안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외부인을 집으로 들이는 일이 없습니다. 이야기를 나눌 때는 커다란 철문에 난, 겨우 얼굴만 볼 수 있는 조그만 쪽문을 열고 말을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식구들은 말씀 듣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대문 앞에 선 채로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쪽문을 통해 성경을 보여주며 진리를 전합니다.
사실 저에게는 만만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더위에 온몸이 지치고 오랜 시간 서 있으려니 다리도 무척 아팠습니다. 그러나 식구들은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습니다. 한 영혼에게라도 진실한 하나님의 음성을 전하려는 열정이 마음속에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시온의 분위기도 무척 밝습니다. 저마다 어렵고 힘든 여건에서 생활하고 있는데도 육신의 힘든 것은 개의치 않고 늘 서로를 즐겁게 해줍니다. 페루의 민족 특성이 낙천적이고 열정적인 데다가 하늘 소망의 기쁨까지 지닌 식구들이 모이니 당연히 분위기는 상승 기류를 탈 수밖에 없습니다. 늘 힘찬 구호로 활기차게 모임을 하는데 처음 시온에 온 새 식구들도 전혀 스스럼없이 함께 잘 어울립니다.
분위기처럼 복음을 이루어가는 열의도 참으로 대단합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마음은 뜨거워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이곳에 보내주신 뜻은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복음의 방향을 알려주기 위함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것이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더 기뻐하실 만한 것인지, 어떻게 해야 더 복을 받을 수 있는지 한국에서 배운 어머니의 가르침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방향을 잡아가자 복음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식구들이 작은 것이라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한다면 그 즉시 순종하였기 때문입니다. 나이 어린 형제자매님들이나 연세가 많으신 식구들이나 모두가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한다면 어린아이처럼 조금도 자기의 생각을 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따랐습니다. 이 모습에 부모가 말 잘 듣는 어린 자녀들의 소원을 들어주듯, 하나님께서는 알곡열매를 맺고자 하는 한결같은 바람에 신속히 응답해주셨습니다.


열매에서 열매로, 열매가 열매를

금년 4월, 페루 리마에 세 번째 시온이 건설되었습니다. 비가 오지 않고 이슬만 맺히는 정도에 그치는 리마의 지역 특성상 지붕이 없는 건물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제는 온전한 건물의 시온이 세워져, 더 나은 환경에서 복음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기쁨과 감사를 열매로써 표현한 식구들로 인해 백 명도 채 안 되던 식구들이 6개월만에 2백여 명으로 배가를 이루었습니다. 예배 때마다 정말 행복합니다. 처음에는 자리가 넉넉했지만 이제는 앉을 공간이 비좁아 또다시 확장을 계획하는 중입니다.

이곳 식구들의 특징은 말씀을 깨달으면 곧바로 가족과 친척들을 인도한다는 것입니다. 예배 후에 모임을 가지면 마치 가족 모임 같습니다. 한 식구의 가족만 해도 30명이나 되는데 다른 지역의 교회에까지 친척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교사인 마리아 자매님은 버스 안에서 한 승객에게 말씀을 전하고 있는 하나님의 교회 식구를 보고, 자신에게 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주의 깊게 듣고 있었다고 합니다. 잠시 후 그 식구에게 먼저 다가가 말씀 듣기를 청한 자매님은 참하나님을 영접한 후 빠른 속도로 깨달음이 더해졌습니다. 그러나 가톨릭을 고수하던 자매님의 남편은 진리를 들어보지도 않은 채 무던히 자매님의 신앙을 반대했습니다. 그래도 자매님은 끝까지 믿음을 지켜나가며 간절한 마음으로 남편에게 말씀에 귀 기울여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그러기를 1년, 드디어 하나님께서는 남편 프랑크의 마음을 열어주셨습니다. ‘딱 한 번’ 들어보겠다는 조건으로 함께 성경을 살핀 남편은, 완전한 하나님의 진리임을 그 자리에서 시인하고 지난날을 회개하며 하나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후, 그분의 뜨거운 믿음은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었습니다.

ⓒ 2008 WATV
프랑크 형제님과 마리아 자매님은 가톨릭 집안인 시댁을 찾아가 말씀을 전했습니다. 가족들은 진리를 이해하긴 했지만, 안타깝게도 마음에 깊이 박힌 거짓의 뿌리를 걷어내지 못했습니다. 그럴지라도 형제님과 자매님은 낙심치 않고 더욱 열심히 주위 사람들에게 말씀을 전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거리에서 만난 두 영혼을 시온으로 인도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마음이 옥토이다 보니 거두는 열매도 똑 닮은 아름다운 열매들입니다. 마리아 자매님의 직장 동료인 난시 자매님과 남편인 데오드로 형제님이 그렇습니다. 규례는 물론이고, 휴가 기간에는 늘 전도에 동참하여 알곡열매를 맺습니다.
모두의 마음이 하나 되고, 그 하나 된 아름다운 열정이 열매에서 열매에게로 흘러갑니다. 그러면 열매와 열매가 함께 열매를 맺고, 맺은 열매가 또 열매를 맺어 그 열매와 함께 또다시 열매를 맺습니다. 이렇게 3리마교회에서는 날마다 생명의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뒤흔들린 페루, 평화를 되찾는 소식

“우르릉!”
8월 15일 오후 6시 45분경, 어디선가 들리는 굉음과 함께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성난 파도 위에 떠 있는 스티로폼에 서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너무 놀라 밖으로 뛰쳐나가면서 전쟁이 난 걸까 하는 등의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밖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여기저기서 하나님 아버지를, 마리아를 부르짖으며 부둥켜안고 울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기까지 했습니다. 평온했던 페루에 이런 일은 처음이라 저는 물론이고 현지인들도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때, 다시 땅이 심하게 흔들리고 거리가 좌우로 출렁거렸습니다. 그제야 이것이 지진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함께 있던 식구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 하나님께 통성으로 기도드렸습니다. 그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몰라 머리가 텅 빈 것 같았습니다. 오직 아버지 어머니께서 도와주시길 바라며 기도드리는데 이번에는 중심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진동이 몸을 좌우로 흔들었습니다. 진동이 클수록 저희의 목소리는 더욱 간절해졌고 모두 눈물로 아버지 어머니께 간구하였습니다.

드디어 악몽 같던 진동이 멈췄습니다. 다시 밖에 나가보니 거리마다 차가 세워져 있고, 사람들이 황급히 집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여진으로 진동이 조금씩 일어났습니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식구들의 안전이었습니다. 식구들 대부분이 산중턱의 집이나 낡은 건물에 살아 위험천만이었습니다. 여기저기 전화해보았지만 모두 불통이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식구들이 모두 무사하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더군다나 많은 집들이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는데 식구들의 집은 모두 무사했습니다. 절로 “아!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 하는 말이 터져 나왔습니다.
해군으로 복무 중인 프랑크 형제님은 지진이 일어나기 며칠 전, 갑자기 먼 곳으로 근무지가 바뀌어 의아해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전의 근무지가 진앙지였던 것입니다. 재앙을 피하게 해주시려는 하나님의 뜻임을 깨달은 형제님은 더욱 깊은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프랑크 형제님과 함께 오랫동안 마음을 열지 않던 그의 가족을 찾아갔습니다. 문을 여는 순간, 저희를 보자마자 온 가족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우리 모두 지금 바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겠다”며, 꼭 교회를 찾아가 그 약속을 받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마리아를 부르짖어도, 집 안 가득 우상을 채워도 그것들이 자신을 구원할 수 없는 현실을 체험하며, 지금껏 전해들었던 말씀을 깨닫게 된 프랑크 형제님의 가족은 그제야 구원의 약속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기존의 식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확실한 생명의 약속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복음에 적극 동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족과 친척,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 안전한 진리의 처소인 시온을 알리며 평화의 소식을 전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종일 종야, 여름에도 겨울에도

페루에 겨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실 분이 있겠지만, 여름이 너무 덥다 보니 상대적으로 이곳의 겨울은 더욱 춥게 느껴집니다. 게다가 대부분 건물이 난방시설이 안 되어 있어서 겨울만 되면 식구들이 감기를 달고 삽니다. 또 겨울에는 해가 잘 안 나고 늘 구름이 낀 찌뿌듯한 날씨에 몸이 더 힘겨워집니다. 반면 여름은 태양이 세상을 태우려고 덤빈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식구들의 열심은 눈물을 자아냅니다. 이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난시 자매님과 데오도르 형제님의 두 아이는 초등학생인데도 불구하고 믿음의 본보기가 됩니다. 큰아들 하롤은 자기도 복음을 알리고 싶다며 아주 진지하게 말씀을 전하고, 작은딸아이는 동생들을 돌보는 일을 좋아하는데 얼마나 정성스럽게 봐주는지 어른들이 따로 거들어주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청년들은 하나님의 선지자가 되길 꿈꾸며 매일 하나님의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의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치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치 아니하리로다”(사 40장 31절)라는 말씀처럼 조금도 피곤한 기색 없이 늘 힘차게 복음에 주력하는 청년들의 정신은 하나님께서 예언하신 새벽이슬 청년의 모습입니다. 노년부 또한 그 믿음만큼은 청년입니다. 예순이 넘는 연세에도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쉬지 않고 말씀을 전하시어, 3리마 시온은 어느 부서를 막론하고 늘 활기가 넘쳐납니다.
식구들이 종일종야 예루살렘의 파수꾼으로서 한시도 잠잠치 않지만, 정작 쉬지 않고 우리와 늘 함께해주시는 분이 있으니 바로 우리 어머니이십니다.
종일종야 잠잠치 않는 파수꾼들과 함께 예루살렘 어머니께서도 쉬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솟아난 생명수는 여름에도 겨울에도 동으로, 서로 멈추지 않고 흘러갑니다.
여기는 모든 것이 한국과 정반대입니다. 한국이 여름이면 페루는 겨울이고, 한국이 아침이면 페루는 저녁입니다. 지구 이편에 있는 자녀들의 일을 돌봐주시고, 그 자녀들이 쉬는 밤이 되면 또 지구 저편에서 일하는 자녀들을 돌보시며 항상 쉬지 않고 우리를 돌봐주시는 예루살렘 하늘 어머니. 어머니의 마음을 이곳에서 많이 느끼게 됩니다.
솔직히 한국이 문득 그리워질 때가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복음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지만 내가 자라온 고향, 나와 같은 한국 사람, 맘껏 말할 수 있는 한국말이 그리운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마음이 들다 보니 아버지 어머니의 마음이 이러하셨을까 생각되었습니다. 제가 한국을 그리는 것 그 이상으로 항상 우리 영의 고향을 그리고 계셨을 것입니다. 깨닫지 못하는 자녀들이 다 깨닫고, 아직 찾지 못한 자녀들이 다 돌아올 때를 기다리시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저도, 영원한 우리 하늘 고향만을 그리며 시온의 식구들과 함께 쉬지 않고 이곳에서 열심히 복음을 전해 속히 잃어버린 형제자매 찾아 본향에 가려 합니다.

얼마 전부터, 리마에서 9시간 떨어진 와누꼬 지역에서도 비록 적은 수이지만 10명이 넘는 영혼들이 인도되어 예배가 드려지고 있습니다. 그레고리오 형제님이 자신의 고향에서도 하늘 가족을 찾겠다며 애발스럽게 말씀을 전하여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리마에서 뻗어나간 복음의 씨앗이 와누꼬 지역에도 뿌리가 서려 시온이 굳게 세워지길 기도합니다.
그 맑은 눈망울만큼이나 순전한 마음으로, 힘든 여건 속에서 기쁘게 믿음의 길을 달려가는 식구들을 보면 마음이 짠할 때가 많습니다. 항상 시온으로 나아오고 싶어도, 복음을 전하고 싶어도 차비가 넉넉하지 않아 함께하지 못하는 식구들을 볼 때면 하늘 고향에 가고픈 소망이 더욱 간절해집니다.

어머니, 어머니 앞에 늘 어린아이처럼 웃으 며 순종하는 3리마 식구들의 모습은 그 어떤 티끌도 묻지 않은 천사 중의 천사입니다. 이들의 마음은 어머니와 함께 복음의 길을 영원히 달려가길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영육 간의 축복으로 이들을 돌봐주시어 모두 굳건한 예루살렘의 파수꾼이 되게 해주소서.
저희 페루 제3리마 시온은 아직도 진리를 알지 못하고 거짓을 향해 은혜를 구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오직 평안과 위로를 주시는 예루살렘 어머니를 알리는 데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어머니, 항상 감사드립니다
저작권자ⓒ하나님의 교회.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