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07 WATV
언어가 아닌 마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는 식구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장 8절) 하신 말씀에 따라 태국 푸껫에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리라는 마음으로 해외 복음의 길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도착했을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언어였습니다. 영어면 당연히 통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생각은 오산이었습니다. 물론 푸껫이 관광지라 영어를 쓰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태국어 억양이 섞인 영어발음은 정말 독특해서 알아듣기가 힘들었습니다. 또 태국인들은 글을 읽는 것보다 말로 설명해주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성경이나 책자를 보여주며 읽어보라고 하면 안 읽겠다고 외면하는 사람들이 유독 많은데, 그 이유는 글을 읽지 못해서라 합니다. 우리가 체감하는 문맹률은 거의 40퍼센트 정도입니다. 그래서 태국인을 만나면 성경 말씀이나 책자를 읽어보라고 하지 않고 일일이 말로 설명을 해주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태국어를 배우는 일이 무엇보다 급선무였습니다. 태국에 도착하기만 하면 하나님 말씀을 전하고 열매를 맺으리라 기대했었는데, 생각과 달리 언어를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그 시간이 무척 답답했지만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한다는 마음으로 태국어를 배우며 푸껫에 대해 알아나갔습니다.
현재는 물론 태국어로 진리를 전할 정도는 되었지만 일상적인 회화가 능숙한 것은 아니어서 여전히 실수를 많이 합니다. 태국어는 성조가 있어서 성조를 달리하면 뜻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이로 인해 태국 식구들의 말을 전혀 엉뚱하게 알아들어서 웃지 못할 일도 생기곤 합니다.
정말로 은혜로운 일은, 성조를 틀리면서 너무나 부족하게 하나님 말씀을 전해도 우리 식구들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하나님의 음성을 알아듣고 하나님께 나아온다는 점입니다. 저희가 하는 일이라곤 그저 말씀을 그대로 읽어주었을 뿐인데, 진리를 깨닫고 하나님을 영접하는 식구들을 보면 마음으로 말씀을 듣는다고 생각됩니다.
성령의 단비를 맞고 알곡이 주렁주렁
푸껫은 말레이반도 서해안에 있는 태국 최대의 섬으로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이곳은 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배차 시간이 정확하지 않고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버스를 타려면 하염없이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소형 트럭에 지붕을 씌운 툭툭(TukTuk)이나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데, 툭툭은 정해진 요금이 없어서 타기 전에 가격을 흥정해야 합니다. 외국인에게는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부르기 일쑤여서 저희는 오토바이를 구입해서 복음을 하고 있습니다. 푸껫은 주거지역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오토바이가 여러모로 제격입니다.
태국 사람들은 맞벌이 하는 집이 많아서 그런지 집에서 밥을 해먹지 않고 사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들 역시 바쁘게 말씀을 전하다 보면 점심은 밖에서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식 값이 워낙 싸서 밖에서 사먹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은데, 문제는 태국 음식에 들어가는 향신료였습니다. 향이 무척 독특해서 한국인 입맛에는 잘 맞지 않지만, ‘카우팟’이라는 태국식 볶음밥은 우리 입맛에 잘 맞아 밖에서 먹을 때는 거의 카우팟을 먹고 있습니다.
이곳의 날씨는 사시사철 덥지만, 5월부터 10월 중순까지는 우기라서 하루에 한두 차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폭우가 쏟아집니다. 빗줄기가 마치 바닥이라도 뚫을 듯 세차게 내리기 때문에 구름이 잔뜩 몰려오는 걸 보면 잠시 피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비가 영영 그치지 않을 것 같아 무섭기도 했지만, 열대성 스콜(소나기)이라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집중적으로 내리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치는데, 열기를 식혀주어서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는 건기 때는 한낮에 10분 정도 걷는 것도 무척 피곤합니다. 조금만 걸어도 금세 옷이 땀으로 흠뻑 젖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어야 하지만 하늘 아버지 어머니 걸어가신 복음의 길에 비한다면 꽃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열대성 스콜이 내리듯 하나님께서는 충만한 성령을 허락해 주시어 많은 영혼들을 시온으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푸껫에서 말씀을 전하기 시작한 것은 2006년 6월부터였습니다. 10월부터 하나님을 영접하는 식구들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초막절 때는 성령의 축복으로 말미암아 82명의 식구가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난 것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좋은 환경에서 유창한 한국말로 말씀을 전해도 한 달에 한 명의 영혼을 찾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먼 나라에서 어눌한 말로 말씀을 전했는데 이렇게 많은 영혼이 새 생명으로 거듭났다는 것은 복음이 사람의 말에 달려있지 않고 하나님의 권능에 달려있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내 백성아, 바벨론에서 나와 그의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
푸껫은 주민의 65퍼센트가 불교를 믿고 30퍼센트는 이슬람교를 믿고 있으며 나머지가 기독교와 기타 종교를 믿고 있습니다. 기독교인은 주로 북쪽 지역에 거주하고 남쪽은 불교, 해안가에는 이슬람교도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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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주민들은 대다수가 중국인이라서 그런지 불교를 믿는 사람이 많지만, 한국의 불교와는 다릅니다. 집집마다 불상과 단을 마당에 세우기도 하고 거실과 한 쪽 벽면을 불상으로 채워놓기도 합니다. 심지어 제단 위에 불경과 성경, 코란을 함께 올려두는 집도 많은데, 모든 신들에게 축복을 받고 싶어서라고 합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이곳 사람들이 어떤 종교를 가졌는지에 관심을 두지 않고 어떻게 하면 하나님께로 인도할까만을 생각합니다.
깨우 자매님은 불교를 믿던 분이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난 자매님은 처음에는 별로 성경에 관심이 없는 듯 시큰둥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말씀을 공부하면 할수록 깨달음이 더욱 깊어져서 이내 아이와 조카도 시온으로 인도하셨습니다.
다 자매님은 모슬렘이라 구약성경만 믿는 분이었는데, 아브라함 가정의 유업을 누가 받았는지를 공부하고는 무척 놀라워했습니다. 성경의 모든 예언이 성취된다는 것을 깨달은 자매님은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났습니다. 그리고 함께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보았는데, 자매님은 영화를 통해 우리 위해 죽기까지 희생하신 그리스도를 깨닫고는 회개의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하루는 식구 집에 방문을 가는 길이었습니다. 외국인들이 늘 자신의 집 앞을 지나다니는 게 궁금했던지 한 아주머니가 우리를 불렀습니다. 연세가 지긋하신 분이라 선뜻 복음을 전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전혀 의외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려는 찰나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서 모두 그분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집에 들어가 보니 그 집에는 아주머니 말고도 딸이 넷이나 있었습니다. 큰딸은 임신 중이라 친정에 쉬러 와 있었고 그 밑으로 고등학생, 중학생, 초등학생의 딸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갑자기 내려주신 소나기 덕분에 모두 함께 말씀을 상고하게 되어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자매님들이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는 것을 지켜보며,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 그 날에는 방언이 다른 열국 백성 열 명이 유다 사람 하나의 옷자락을 잡을 것이라 곧 잡고 말하기를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하심을 들었나니 우리가 너희와 함께 가려 하노라 하리라 하시니라”(슥 8장 23절)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잇 자매님은 작년에 유월절만 지킨 상태에서 직장 문제로 고향인 중부 지역으로 가게 되었는데, 3개월 동안 연락이 안돼서 무척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시온으로 찾아 온 것입니다. 방콕에 가서도 시온을 잊을 수 없었다면서요. 푸껫에서 구한 직장은 시간이 여유로워서 자매님은 감사함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푸껫에서 복음을 전하며 느낀 점은 복음의 결실이 전적으로 하나님께 달렸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기분으로 전도를 나가도 어떤 날은 단 한 영혼도 만나지 못하는가 하면, 육신적으로는 너무 힘들고 지치고 피곤해도 하나님께 기도로 간구하고 매달리면 하나님께서는 많은 식구를 시온으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말도 설고 물도 선 머나먼 이국땅이라 의지하고 기댈 분은 오직 하나님뿐입니다. 힘들면 하늘 아버지 어머니께서 걸어가신 복음의 길을 생각하고, 지치면 하늘 어머니께서 주신 말씀을 상고합니다. 하루가 다 기도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하나님께 기도로 의지하는 것 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저희는 하나님께서 허락해주신 열매들이 속히 복음의 일꾼이 되어, 태국 전역에 하나님의 나라가 건설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열대성 스콜이 한번 지나가면 농작물이 쑥쑥 자라듯이, 성령의 소낙비를 내리시어 푸껫 시온의 자녀들을 모두 알곡으로 쑥쑥 키워주시옵소서.
부족한 저희들에게 해외 복음이라는 크고 복된 사명을 맡겨주신 하늘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