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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을 꿈꾸는 새벽이슬 필리피노들
[2005-11-01 오후 3:53:10] 청년이 뿌리고간 복음의 씨앗이 어느새 알곡 열매로
ⓒ 2005 WATV
필리핀은 ‘지상의 마지막 낙원’이라고 불리는 보라카이 같은 절경을 가진 섬이 무려 7천여 개에 이르는데, 사람이 살고 있는 섬은 880개 정도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저희 시온은 루손 섬에 있는,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 위치해 있습니다.
일 년 내내 약 27℃의 기온이 유지되는 고온다습한 기후 때문에 가끔 몸이 지칠 때도 있지만 생명수를 머금고 형제자매를 찾아나서는 저희들의 마음은 항상 생기로 가득합니다.
몸은 멀리 있지만 늘 생명수로 생명을 주시고 사랑으로 친히 저희를 인도해주시며 눈동자처럼 보살펴주시는 아버지 어머니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저희 교회가 있는 마닐라의 거리는 스페인의 통치를 오래 받아서인지 가는 곳마다 바로크 양식의 건물이 즐비합니다. 필리핀 고유의 아름다움은 묻히고 각종 가톨릭을 상징하는 건물로 꽉 들어차있는 거리를 보면, 왠지 씁쓸해집니다. 가끔은 애굽의 노예로 4백 년을 착취당한 뒤 하나님의 권능으로 자유의 민족이 된 이스라엘 백성들이 떠올라, 영적 식민의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제자매들을 빨리 흔들어 깨워야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복음에 임하기도 합니다.
저는 2004년 10월에 복음의 씨앗을 가지고 마닐라로 왔습니다. 서울에서 마닐라까지는 비행기로 약 4시간. 한국에서 가깝다면 가깝고 멀다면 먼 곳입니다.
마닐라 필리피노(필리핀 사람들을 일컫는 말)의 3분의 1가량은 공식어인 타갈로그어를 사용하는데 주로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언어에 있어 불편한 점은 없습니다.
마닐라의 첫인상은 말 그대로 거미줄처럼 복잡한 시내와 골목 사이를 교묘하게 지나다니는 이색적인 교통수단들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닐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지프니(지프차를 개조한 소형 승합 버스)뿐 아니라 트라이시클(삼륜자동차), 쿠폰택시, 메가택시, 호텔택시, 일반택시 등 각종 종류의 택시와 버스, 3륜 자전거인 트라이쇼, 마차 같은 칼레사 등 각종 차량의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마닐라에서 처음 접한 이색적인 교통수단을 이용해 복음의 씨앗을 골목 사이사이마다 뿌리고 싹을 틔울 생각을 하니 절로 감격이 벅차올랐습니다.
제가 현지에 도착하기 전, 마닐라에는 소수의 식구들과 한국에서 오신 집사님 가정이 가정 예배를 보면서 믿음을 지켜나가고 있는 형편이었습니다.
3년 전 맨 처음 필리핀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한 것은 바로 새벽이슬 청년들이었습니다.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 이후 해외 복음의 필요성을 절감한 청년 두어 명이 현지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친구들에게 진리를 전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비록 경험도 없고 나이는 어리지만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을 믿고 의지하여 잡초만이 무성한 황무지에 진리의 씨앗을 뿌린 청년들의 땀방울이 있었기에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의 필리핀 교회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후 사업차 한국에서 오신 집사님 가정이 중심이 되어 예배를 드리고 더 많은 이웃과 친구들에게 말씀을 전하면서 식구들이 늘어갔습니다. 잠자던 영혼들이 깨어나 하나둘씩 하나님 품으로 들어오면서 더 이상 가정 예배 형태로 규례를 지키기에는 다소 벅찬 감이 없지 않게 되자 식구들은 날마다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고 합니다. 어서 속히 선지자를 보내달라는 것과 더 넓고 좋은 예배 장소를 허락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한 현지 식구들의 오랜 염원과 간구 끝에 “필리핀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고 제가 마닐라에 오게 된 것입니다. 현지에 도착한 저는 가장 먼저 식구들의 오랜 바람이던 시온을 세우기 위해 마땅한 곳을 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현지 건물 구조를 아는 사람은 아마 더 잘 알 것인데, 여유 공간이라고는 전혀 없는 그런 구조물들 속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장소를 찾기란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와 맞먹을 정도로 어려운 일입니다.
ⓒ 2005 WATV
식구들과 마음을 모아 하나님께 간구를 드린 다음 날, 뜻밖에 청년들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주 좋은 장소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반색을 하며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그곳은 제가 발품을 팔면서 알아본 적이 있던 곳이었습니다. 집주인이 집이 훼손될 것을 염려해 세놓기를 꺼려 거듭 부탁을 해도 들어주지 않아 이미 포기했던 곳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거듭 연결되는 것을 보면 분명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 때의 활동상이 담긴 여러 사진과 홍보책자를 가지고 가서 하나님의 교회에 대해서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냉정했던 태도를 금세 바꾸어 열린 마음으로 흔쾌히 집을 예배 장소로 내주었습니다.
저희는 어렵사리 구한 시온이라 너무나 기뻤습니다. 식구들도 한결같이 “이렇게 예배드리기에 적당하게 생긴 곳은 필리핀에서 익히 볼 수 없다”면서 하나님께서 특별히 자녀들을 위해 예비해주신 곳이라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도의 응답으로 세워주신 시온은 비록 한국의 교회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작고 협소하지만 더 좁은 장소에서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예배를 드렸던 식구들에게는 너무나 크고 아름답고 또 소중하게만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식구들은 절기를 지킬 수 있는 시온을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작고 아담한 새 성전을 알곡 열매로 가득 채워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겠노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교회가 생긴 이후 자연적으로 모임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이전에는 공부를 하거나 작은 모임을 가지려고 해도 마땅한 공간이 없어서 몇 명씩 따로 모임을 가졌는데 이제는 매일 한자리에 모여서 조금 더 질서 있고 체계 있는 모임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으며 복음을 하게 되었습니다. 분위기가 달라지니 자연 전도에 대한 열정도 더 뜨거워졌습니다. 몇몇 식구들은 새벽제단을 쌓으며 날마다 하나님께 감사와 더 많은 식구들을 찾게 해달라는 간구를 드리기도 하면서 하나님께 매달리기도 했습니다.
넓은 곳에서 더 넓고 아름다운 곳으로
그렇게 해서 약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전 식구들이 부지런히 뛴 결과 많은 현지인들을 하나님 품으로 인도할 수 있었습니다. 급기야 성전이 너무 좁아서 하나님의 은혜로 확장 이전한 지 1년 만에 저희는 최근 또다시 새 성전을 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열 손가락 안에 꼽히던 한국인 위주의 식구들이 이제는 현지인들로 가득 채워진 것입니다.
새 성전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며 저희는 다시금 하나님의 권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현지 가옥 구조상 쉽게 구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이미 각오는 했지만, 역시 쉽게 구해지지가 않았습니다. 쉽게 구한 것일수록 소중함이 덜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시기 위함인지 이번에는 3주 정도를 찾아다녔습니다.
저희는 하나님께서 반드시 예비해두신 시온이 있을 거라 믿으며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습니다. 예전보다 두 배가 넘는 정도의 규모를 생각했기에 이번에는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아 마땅한 장소를 물색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제가 원하는 구조의 건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한결같이 “당신이 원하는 건물은 이 나라 어디를 가도 없습니다”라며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믿는 구석이 있긴 했지만 막상 그 말을 듣고 저는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더 좋은 곳을 이미 예정해두셨을 거란 믿음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부동산 업자에게 알아봐달라고 하고 저희들도 여기저기 알아보러 다녔습니다. 집 구조상 예배 장소로 마땅한 곳은 그들 말대로 정말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커다란 빌딩도 알아보았지만 여러가지 까다로운 조건들이 많아 시온을 세울 여건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 좋은 곳을 속히 찾게 해달라는 간구를 드린 며칠 뒤, 한 부동산 중개업자가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했습니다. “당신이 원하던 좋은 건물이 있으니 얼른 와보시오” 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또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역시 하나님께서 예비해두신 곳이었습니다. 이 나라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던 구조물이 떡하니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더욱 감사드릴 것은 저희가 찾던 곳은 예전보다 2배 정도 넓은 장소였는데 생각지도 못하던 4~5배 정도 더 큰 곳이 예비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부동산 중개업자도 “너무나 적당하고 안성맞춤인 곳”이라며 “당신들을 위해 준비된 곳”이라고 소개를 해주었습니다. 너무나 기뻤습니다. 3주 동안 애타고 수고한 노력이 더 큰 보람과 감사로 다가온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식구들은 “이런 곳은 처음 본다”며 새 시온의 모습에 감탄했고 “이곳도 빨리 가득 채워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려야겠다”며 벌써부터 마음의 각오가 대단합니다. 식구들의 마음이 뜨거워서 시온이 세워지자마자 금방이라도 알곡 열매들로 가득 채워질 것만 같은 좋은 느낌으로 가득합니다.
얼마 전 초막절이 끝난 후에는 모든 식구들이 새로 이사갈 시온에 가서 청소를 했는데 모두 내 집 청소하는 기분으로 얼마나 열심히 닦고 쓸고 매만지는지, 애발스럽게 성전을 꾸미는 그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식구들은 친구나 직장 동료도 데리고 와서 함께 청소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품으로 인도되는 좋은 결과도 낳았습니다.
ⓒ 2005 WATV
이제는 천국으로 이사 가기를 소망합니다
10명 내외였던 식구들이 칠 배나 늘어 거듭 이전을 하기까지는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이곳 마닐라의 현지인은 약 90%가 가톨릭을 종교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리를 전할 때 오랜 습성과 관습, 전통, 선입견 따위에 젖어 하나님의 말씀이 맞다고 인정은 하지만 행함으로 나타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안식일 진리 하나만 듣고도 유월절 진리 하나만 듣고도 놀라움과 감사함으로 참하나님을 영접하는 우리 식구들도 분명 있었습니다.
그들은 거짓이 가득한 영적 황무지에서 캐낸 보석과 같은 존재들입니다. 참과 거짓을 분별하는 맑은 영혼의 눈을 가졌기에 식구들의 마음도 보라카이 해변을 수놓는 오색의 푸른 바닷물처럼 맑고 영롱합니다.
그 가운데서 참 은혜로운 것은 얼마 전 화목한 동생 부부로 인해 하나님 품으로 들어온 누나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누나 부부는 부부간 사이가 그다지 좋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동생 부부가 진리를 영접한 후 항상 화기애애하고 서로 도와주면서 화목한 가정생활을 하는 것을 알고는 누나 부부가 시온에 가보고 싶다며 말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물론 단순한 호기심과 원만한 가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고자 왔다가 성경의 놀라움과 기쁨으로 진리를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누나 부부는 진리를 받은 그날로 집에 가서 우상을 다 제하고 정결한 가정을 꾸미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화되었고 현재 열심히 진리의 전신갑주를 입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교훈을 마음에 새기면서 당연히 부부간 금슬도 날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믿음과 행실 또한 자랑으로 삼을만합니다. 한 여청년은 모친이 먼저 하나님을 영접한 후 자연스럽게 모친을 통해 진리를 깨닫게 된 자매님입니다. 처음에는 규례만 지키는 믿음이었는데 마지막 아담과 하와에 대한 비밀을 깨닫고는 변화되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내 전도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자매님은 ‘콜센터’에 다니는데, 콜센터란 외국 회사의 업무를 현지에서 대행해주는 비즈니스 대행업입니다. 자매님은 직장 동료들에게 진리를 전하는 데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동료는 자매님이 알려준 우상이 무엇인지를 깨닫고는 몸에서 우상을 다 제하고 곧 진리 가운데로 나아왔습니다. 또 자매님은 다른 직장 동료 한 분도 초막절 절기 기간 동안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 다음 하나님 품으로 인도했습니다. 늦은 비 성령의 축복으로 열매를 맺은 자매님은 늘 봉사와 전도에 앞장서며 하나님의 일꾼으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습니다.
또 한 자매님은 홀어머니와 5명의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데 간호학과를 전공하는 분입니다. 진리를 받기 전에는 졸업 후 외국에 나가서 일하는 것이 유일한 꿈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계시록의 예언들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이후 현지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진리를 전하겠다는 꿈과 일념으로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자매님은 진리의 소중함을 깨달은 후 매 규례 때마다 가족들까지 애발스럽게 챙겨서 하나님의 축복 가운데로 인도합니다. 어머니와 다섯 동생, 그리고 옆집에 사는 조카 동생 3명까지 말입니다. 처음에는 진리를 깨닫지 못해 식구들의 애간장을 녹였지만 지금은 “내가 지키지 않고 어떻게 남에게 규례를 권면할 수 있겠는가”라며 규례를 소중히 여기며 모든 가족들까지도 복을 받을 수 있도록 다 챙기는 알곡 열매로 무르익은 것입니다.
외국에 가서 돈을 벌겠다는 막연한 꿈도 버리고 영적 부자가 되어 천국으로 이사 갈 꿈에 부풀어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자매님의 모습을 보노라면 진정한 부와 행복이 무엇인지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이밖에 거짓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영적 분별력을 주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시온에 나아온 필리핀 식구들은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열매 맺기를 간구하며 부지런히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넓고 아름다운 시온을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새 성전을 알곡 열매로 가득 채울 단꿈에 젖어 있습니다. 현지의 모든 식구들이 어서 빨리 일꾼이 다 되어서 필리핀에 있는 모든 하늘 가족을 다 찾게 해달라는 것이 요즘 저희들의 소망입니다. 모든 식구들이 한마음으로 열심히 기도하고 있으며 또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있는 형제자매님들도 필리핀 복음과 해외 모든 나라의 복음을 위해 기도 많이 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짧은 시간 동안 큰 은혜와 축복으로 필리핀 시온에 넘치는 성령을 허락해주신 아버지 어머니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더욱 많은 알곡 열매, 더욱 아름다운 식구들로 새 시온을 가득 채워주실 것을 간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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