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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시간 여정으로 6천 년 세월을 넘어서

[2004-12-31 오전 9:42:46] 페루 1, 2 리마, 미국 시카고 성도 방한

한겨울 추위가 계속되는 이때 한국과 반대로 여름 더위가 한창인 나라 페루. 한국과 시간과 계절이 정반대인 이곳에서 12월 14일부터 31일까지 한국인 선교사 부부와 함께 10명의 성도들이 지구 반대편 한국을 찾았다.

페루 성도들의 방문은 2003년 3월의 1차 방문 이후 거의 2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13일과 17일에는 시카고 성도 4명도 입국하여 일행에 합류했다.

이번 방문에는 나름의 어려움이 있었다. 시카고의 글로리아 베리스타니 자매는 이층 계단도 오르내리지 못할 정도로 심한 고소공포증이 있어 이전까지 비행기를 한 번도 타지 못했으나 믿음과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두려움을 이겨내고 1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한국 땅을 밟았다. 현지 월 평균 임금의 열 배가 넘는 항공료를 저마다 저축하며 한국 방문을 준비했던 페루 식구들은 페루 리마공항을 출발하여 베네수엘라의 카르카스와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는 장장 60시간에 걸친 여정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했다. 이 모든 육신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6천 년 세월을 넘어 예루살렘 어머니 품으로 날아온 식구들에게 하나님께서는 충만한 은혜를 허락해 주셨다.

“디오스 로 벤디가 무초(복 많이 받으세요)!”, “무초 쿠스타(만나서 반갑습니다)!”
14일 인천공항에서는 한국에 첫발을 내딛는 페루 식구들에게 30여 명의 한국 식구들이 달려가 스페인어 인사로 열렬히 환영했다. 페루 식구들도 오랜 여행의 고단함을 잊고 한국 식구들을 반갑게 얼싸안으며 인사했다.

달력 사진으로만 보던 새예루살렘 성전이 차창 밖으로 보일 때, 꿈속에서만 그리던 어머니를 뵐 때 페루 식구들은 벅찬 환희와 감동을 표현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애써 연습한 한국어로 “어머니, 많이많이 보고 싶었어요.” 하며 달려와 축복을 간구하는 페루 식구들. 그 속에는 사정상 한국까지 오지 못한 칠백여 페루 형제자매의 그리움과 사랑이 담겨 있었다.

성경 연수를 받으며 한국의 형제자매들과 우애를 나누는 동안 이들의 가슴속에는 하늘 가족의 사랑과 함께 어머니의 겸손과 희생의 본이 그대로 새겨졌다. 소일라 차베스 자매는 “한국 식구들은 하늘 가족만이 보일 수 있는 아낌없는 사랑을 보여주었다. 특히 어머니의 밝은 웃음, 겸손한 모습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고, 나도 그런 믿음의 길을 걸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식구들도 방문단의 순수하고 겸손한 태도와 열정적인 모습에서 많은 은혜를 받았다. 옥천연수원에서 3분기 전도열매시상식이 열리던 19일, 페루 식구들은 준비해 온 민속의상을 입고 행사에 참석했다. 색색가지 고운 빛깔로 물든 전통의상을 입고서 새노래로 찬양하는 모습은, 나이가 들어서도 색동옷을 입고 부모를 기쁘게 했다는 효자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한편, 열방 민족들이 시온으로 와서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고 그 영광을 찬양한다는 성경 예언을 상기시켰다.

해외교회의 약진이 두드러졌던 이날, 페루 2리마교회는 소단위 교회 단체부문 2등상과 부녀부문 1등상을, 1리마교회는 중단위 교회 장년부문 1등상을 수상함으로써 더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부녀 대표로 수상한 페루2리마의 마리아 아랑고 자매는 큰 상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시상식을 통해 복음이 전 세계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페루 식구들도 더욱 부지런히 복음을 전해서 하나님 기뻐하시는 많은 열매를 맺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느새 다가온 이별의 시간. 시카고와 페루 식구들은 26일과 31일 각각 출국했다. 이별의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던 식구들은 재앙으로 죽어 가는 많은 영혼들에게 생명의 진리를 전하여 빨리 구하라는 어머니의 간곡한 당부를 기억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스도처럼 많은 이들을 살리려면 재앙을 면하는 새 언약을 목소리를 높여 힘껏 전하라고 어머니께서 힘주어 말씀하실 때만 해도 식구들은 그 뜻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며칠 후 지진이 일어나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모두 정신이 번쩍 들었고, 하나님은 말씀으로 역사하시는 권능의 하나님이심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국을 떠나며 페루 2리마교회 당회장 공준호 전도사는 26일 발생한 아시아 대지진이 식구들을 한층 더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공 전도사는 식구들이 이번 방문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실감했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길은 새 언약으로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니 돌아가서 많은 영혼을 구원했다는 기쁜 소식을 예루살렘에 곧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돌아가서 어머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 주고 싶고 어머니 말씀대로 어서 속히 복음을 전하고 싶다”던 해외 성도들. 그들은 하나님께 거듭 감사하며, 어머니의 사랑을 본받아 실천하여 많은 감동을 전해준 한국 식구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아디오스’(아주 헤어질 때의 인사) 대신 ‘노스 베모스’(다시 만나요)라는 인사를 서로 주고받으며 재회를 기원하는 동안, 한해가 저물고 또 새해가 밝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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